여행을 위해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여행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다. 여행책에는 단순히 여행팁을 나열한 것과 여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과 특정 여행지에 대한것 그리고 여행하면서 드는 간단치 않은 이런저런 생각들에 대한 것이 있다. 알랭 드 보통 이 쓴 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 by Alain de botton) 은 마지막 경우에 속한다 하겠다.
내가 책을 읽는 방법은 참 단순한데 바로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책중에 눈의 띄는 것을 집어서 그날 가지고 다니면서 읽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동시다발적으로 독서가 진행되는게 마치 다운로드바들같다. 근데 속도가 참 느린걸보니 회선에 문제가 있나보다 ㅡㅡ; 하여튼 이 여행의 기술은 수많은 여행책들중에 당당히 다운로드 1등을 차지했다. 왜 그랬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다른책들은 나뭇잎을 하나 하나 만들어준다면 이 책은 가지를 뻗게해주고 뿌리를 내려주는 기분이랄까? 물론 중간에 졸릴때도 많지만 아래 같은 글귀들이 나오면 참 알랭 드 보통. 보통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결국 그가 쓴 책을 두 권 더 샀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 '여행의 기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