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어?
그냥 쌩뚱맞게 전화해서 미안한데 오늘 새벽에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모르겠어. 그냥 엄마가 이런일은 기도해 달라고 알려야한다고 해서...
어제 동기에게서 이렇게 전화가 왔다.
난 전화기에 뜬 이름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받았지만 (그래 나 이제 caller ID 서비스 받는다)
전화 내용에 괜시리 미안해 진다...
전화를 끊고 나니 한참 바쁜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속이 텅 비었다
마치 주위 모든 일들이 슬로우모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일단 나도 모르게 동문사이트에 소식을 알린다
아무래도 경험상 이런 일은 알려서 지인들의 마음이 당사자에게 전해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나보다...
오늘 저녁 찾아간 그 곳은
8년 전에 아버지가 치료를 받던 그 곳이었다
택시 속에서 멀리서부터 보이던 그 낯설면서 묘하게 익숙한 모습이란...
걱정했던 것보다
잘 견디고 있는
혹은 잘 견디는 척 보이는 친구 그리고 가족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인다...
다만 당사자들도 잘 견디고
그 분도 편히 쉬시길 다시 한번 기도해 본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