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4, 2007
Istanbul, Turkey

   그런데 이 기차는 알고뵈니 Alexandropolis를 지나 Pythion이라는 국경근처 마을까지 가는 기차다. 국경까지가면 뭔가 더 쉽게 터키로 가는길이 있겠지하고 Alexandropolis를 지날때 그냥 쿨쿨 자버렸다. 아침 9시쯤 Pythion에 도착했으나 여긴 국경마을이 아니고 버스도 없고 가장 빠른 기차편은 오후 2시 반에 있댄다. 헉. 이렇게 되면 오늘 하루 그냥 날리게 되는건데... 또 대합실에서 풀이죽어 앉아있으니 어느 Turkish 같은 애들이 한묶음 들어온다. 야. 니네도 혹시 Istanbul 가니? / 응! 너도? / 맞어 근데 기차가 거의 6시간 후에나 있대 / 응 들었어. 근데 여기 춥다 여기서 6시간 지낼순 없자나. 우리 옆에 카페나 갈려는데 너도 같이 갈래? / 그래 / 저기... 한국분이세요? / 어라? 항쿡사람? / 네

   그 무리속에서 갑자기 한국사람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그의 이름은 김요셉. 지난 2003년부터 이스탄불에서 살고 있다. 당연히 선교사도 했고 지금은 통역을 주로하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스탄불까지 오면서 요셉씨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다. 터키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것을 알려주었는데 알고보니 그는 가이드를 4년이나 한 사람이었다. 지금의 친구들은 요셉씨와 같이 현대무용을 전공한 학교친구들인데 이렇게 종종 다른나라로 초대를 받아서 공연을 하고 오곤 한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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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씨에게 받은 신라면!


   우리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카페 주인 아저씨랑 이야기하던 터키친구왈, 야 이스탄불로 가는 더 빠른 방법이 있대. 일단 여기서 기차를 한번 더 타고 한 30분가서 다시 걸어서 국경을 통과하면 Edirne이라는 터끼쪽 국경마을이 나오는데 거기선 버스가 잦게 있대. 아 이들을 만나니 뭔가 잘 풀리는데 좋은 느낌이 든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시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요셉씨 친구들하고 막 재미나게 놀다가 국경근처에서 내렸다. 한 20분 걸어가니 그리스쪽 Passport control이 나타나고 또 한 5분가니 국경선이 나타난다. 우리는 모두 국경선에 일자로 선체 동시에 터키땅을 밟으며 아이들처럼 즐거워했다. 다시 5분을 걸어가니 터키쪽 Passport control이 나타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터키친구중 한명이 Athens에서 여권을 잃어버려서 임시 여권을 발급받았는데 거기에 뭔가 문제가 있는모양이었다. 터키친구 3명을 남겨둔체 나와 요셉씨를 포함한 4명은 택시를 타고 일단 Edirne의 버스터미널로 출발했다.

   나는 Yeni Turkish Lira가 한푼도 없었는데 요셉씨가 일댄 대신 택시비를 내주었고 터키친구가 나에게 유로를 받고 Istanbul로 가는 버스티켓을 끊어주었다. 근데 문제는 버스시간이 다가오는데 국경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모양이다. 잘못하면 이들은 다음 버스를 타고와야하고 그럴경우에 우리는 그들을 위한 티켓을 환불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버스안에서 친구들이 언제 오냐고 자꾸 재촉하는 안내원과 국경에서 방금 택시를 타고 출발한 친구들과 통화하는 여기 친구 그리고 안내원과 티격태격 싸우는 친구, 말리는 요셉씨 그리고 옆에서 난감한 상황을 관람하는 나... 결국 안내원은 출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친구들 3명대신 다른 손님 3명을 태우고 버스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옆에서 노란택시가 맹추격해 달려오더니 버스를 세웠고 친구 3명은 버스에 올라타면서 상황은 종료되었다. 좀 미안한 것은 대신 방금 탄 손님들은 내려야만 했던것...

   Istanbul Octogar(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4시쯤 되었다. 나는 요셉씨의 도움을 받아 일단 Antakya(Syria 근처 국경마을)로 가는 저녁 버스를 예약하였고 남은 시간동안 혼자 짧은 이스탄불 관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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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Mosque. 날씨가 가히 조치않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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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Mosque 내부 모습. 수많은 관광객과 기도하는 사람들로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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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Mosque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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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를 향한 터키의 집념. 이렇게 자동차 번호판, 동전 등등에서 느껴진다.


   터키에서는 케밥을 주로 사먹었는데 내가 잘 못찾아서 그런지 몰라도 터키의 케밥이 다른나라의 것들보다 특히 맛있지는 않았다. 단 해변에 정박해있는 통통배 위에서 파는 '고등어 케밥'은 나름 별미다. 뼈를 골라내는 맛이 있단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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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카페 주인부부. 사진 찍어주니 너무 좋아라 한다. 인터넷 하던 동네 사람들 모두 아예 뒤돌아 앉아 나보고 Photographer냐면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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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을 떠나는 버스안에서 안내군이랑 사진 한장 찍음. 카메라를 남에게 맞기면 이렇게 초점이 안맞을 확률이 82%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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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터키남부를 지날때면 이렇게 끝없는 평야가 펼쳐진다. 이걸 뭐라고 부르는거 같던데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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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시리아 국경에서 휘날리는 터키국기의 모습. 난 터키에 오기전까지 이 국기가 이렇게 의미심장한 것이었는지 몰랐다. 지독한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 피로 물든 강물에 비친 달과 별의 모습이라니... Turkish는 왠만하면 건드리지 말자 ㅡㅡ;


   나중에 알고보니 최근 터키에 라마단(40일간 금식하는 이슬람행사)이 끝났기때문에 민족 대이동이 있어서 어제 그리스에서 터키로 들어오는 버스가 없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이 Muslim들이 하는 Ramadan에 대하여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해가 떠 있을때만 금식을 하고 저녁만 되면 폭식을 한다는 거다. 결국 이런 행사의 핵심은 금식따위가 아니고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같은 것을 믿고 있다는 belief sharing 인게다. 이런 교감후에는 '안정'이라는 것이 따라오고 이게 바로 종교라는 비즈니스가 판매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터키도 점점 서양화되어감에 따라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마켓쉐어도 뚝뚝 떨어지는게 눈에 보인다. 이스탄불에는 하루 5번 공허하게 기도소리가 들릴뿐 정작 반응하는 사람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EU 정회원을 위해 FTA 리스트에 종교도 넣을 작정인가 보다...


Istanbul, Turkey: EU wannabe in west Asia.

물가: ★★★✩✩ (이스탄불의 물가는 터키에서 아마 가장 비싸지 않을까?)
경치: ★★★✩✩
재미: ★★✩✩✩
친절: ★★★✩✩ (요셉씨 친구들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친절했음. 그러나 끔찍한 사건들도 종종 생긴다하니 항상 조심 또 조심.)
위험: ★★✩✩✩

숙소: Istanbul - Antakya간 버스

Located in city center? N/A
Party hostel? X
Dorm(=cheap)? X
Free wifi? X
Self-catering? X
Breakfast included?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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