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8, 2007
Amman, Jordan

   아침 일찍 Aleppo를 떠나 Damascus로 향했다. 물론 Damascus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Jordan으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나섰다. 어서 시리아를 뜨고 싶은 맘 뿐이었으니... 경찰에게 손짓발짓으로 물어물어 겨우 도착한 international bus terminal, 그러나 표를 어디서 사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게 귀찮아서 땅바닥에 풀썩 주저앉고싶은 마음이 들무렵, 눈앞에 녹색의 Jordan 차번호판이 보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버스쪽으로 향했다.

   저기 영어해? / 응. 해 / 아 좋아좋아. 나 Jordan 가고 싶은데 이 버스 지금 출발하니? / 응 곧 출발할건데. 이건 투어버스라서 말이지... / 아 그럼 돈 내면 되잖아. 얼마 주면돼? / 음... 50달러 / 응? 너무 비싸잖아. 난 그런 돈 없어. 좀만 깎아주라. 어짜피 자리도 남잖아... / 음 그럼 그냥 타 / 하핫 그래 고마워!

   이렇게 뜻하지않게 다마스커스에서 암만까지 히치하이킹을 하게 되었다. 버스에서 날 태워준 투어가이드, Tamer랑 여러 친구들이랑 친해졌다. 도중에 한 친구가 내 여권을 살펴보더니 막 상기된 얼굴로 자기꺼랑 같이 보여준다. 자세히 보니 같은날 말레이시아에 입국을 했다. 랑카위섬도 갔었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랑카위섬에서 만난 진상 무슬림커플이 아닌가 생각된다 ㅡㅡ; 진짜 세상 쫍다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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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히치하이킹했던 Jordan 버스 번호판.


   Jordan 국경을 지나지마자 Syria보다 훨씬 civilized country라는걸 느낄 수 있다. Amman에 도착하니 거의 자정이다. Tamer왈, Q! 이제 넌 어디로 가니? / 글쎄... 일단 잘 곳을 알아봐야지 / 음... 호텔들은 여기서 다 멀리 있는데... 그냥 너 우리집가서 잘래? / 음... 그래도 될까? / 그럼. 괜찮아. 늦었으니 어서 가자. 우리집 커서 너 혼자 잘 수 있어.

   또 뜻하지않게 Tamer네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Tamer네 집은 3층인데 1층은 Tamer가 쓰고 3층은 부모님이 그리고 비어있는 2층은 내가 썼다. 담날에 Tamer는 Bank of Jordan에 일하러 가고(알고보니 투잡족이었다!) 나는 10시즘 일어나 Tamer네 부모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혼자서 올드시티 관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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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er 어머니가 차려주신 아침. 저 동그란 Goat cheese 빼고 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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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ria에서 2,000원 정도 주고 머리 깎았다. 참 동글동글하게 잘도 잘라 놨구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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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er네 집 옥상에서 바라본 Amman 올드시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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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mer 아버님이 나 길 잃을까봐 정성스레 집주소를 적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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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Tamer네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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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호수비데를 발견했다. 참 오랜만에 보는구나 요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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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Tamer랑 사촌 Hazem이랑 만나서 Hookah바에 갔다. 남자들만 잔뜩 모여 한결같이 후까를 뻑뻑 피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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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들른다는 전통식당. 아래 빨간 소스는 정말 죽도록 맵고 허브티는 많이 달고 허브잎에 흙도 묻어 있지만 맛있었음.


   나랑 Tamer랑 Hazem이랑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근처에 쭈그리고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왠 여자애를 발견했다. 내가 물었다. 거기서 앉아 먹으면 불편하지 않니? 여기 우리랑 같이 먹을래? / 응 그래.

   그녀는 Switzerland에서 Hedge fund일을 하고 있는 Claudia. 현재 Jordan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4명이서 뭐할까... 하다가 Tamer의견으로 근처 Dead Sea에 수영하러갔다. Tamer랑 Hazem 덕분에 Dead Sea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다.

<Dead Sea for dummies>
  1. Jordan-Israel 사이에 있어서 양쪽에서 다 접근 가능. Amman에선 차로 불과 한시간 거리.
  2. 해수면보다 400m나 낮은곳에 위치. 차내의 온도계를 보고 있으면 다가가면 갈수록 온도가 쭉쭉 올라감. 결국 암만보다 10도나 높아서 밤 12시에도 수영하는데 무리가 없음.
  3. 물의 짠정도가 상상을 초월함. Tamer가 절대 맛보지 말라는걸 맛보았다가 짜서 되지는줄 알았음. 눈에 들어가면 엄청 고통스러운데 손으로 비비지말고 눈을 계속 깜빡거려 눈물로 씻어내야함.
  4. 바다위에 쉽게 뜨기 위해선 엎드리지 말로 하늘을 향해 누워서 팔다리를 벌리고 균형을 맞추면됨. 그럼 자연스레 해먹에 누은것처럼 머리와 발이 물위에 뜨게됨.
  5. Dead Sea가 왜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웃긴건 옛날에 이곳이 Gay마을 이었는데 그걸 싫어했던 바다신이 나타나 모든 Gay를 소금으로 만들어서 여기 빠트려 멸종시켰다는 이야기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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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Dead Sea 모습. 저기 멀리 보이는 불빛이 있는 곳이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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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Sea왔으면 맥주한잔 마셔줘야지 ㅋㅋ. Photo by Clau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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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의 또다른 즐거움, 머드팩놀이! Photo by Haz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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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친구들.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Tamer, Hazem, Claudia.



   담날 일찍 Tamer랑 헤어지고 이집트로 건너가는 배를 타기위해 Aqaba로 왔다. 근데 Nuweiba, Egypt로 떠나는 배가 밤 10시에 있네... 헐. 택시비, 출국비, 배편 등에 돈 띁기고나니 남은게 5Euro, 5YTL, 1USD, 1JD가 전부. X댔다. 여기 Ferry terminal에 ATM이 없고 Nuweiba에도 없고... 이집트에 가자마자 VISA비는 내야하고... 한참 고민하다가 짐은 나보다 30살 많은 일본인친구에게 맞겨두고 다시 택시타고 Aqaba city로 나섬. 200JD 뽑아서 조금남겨두고 몽땅 USD로 환전. 돈 없어서 쫄쫄 굶다가 돈 생기자마자 통닭한마리 삼. 돈이 좋긴좋구나...

   근데 그 30살 많은 일본칭구는 3년전에 정년퇴직하고 지금은 여름에는 여행다니고 겨울에는 자원봉사하고 그렇게 살고 있음. 이번 여행은 6개월짜린데 이제 이집트 들어가면 한 3주있다가 일본으로 갈거라고... 그리고 Moscow에서 온 러시아칭구도 3명 만났는데 이것들은 나보다 더 심함. 이스탄불에서 시리아, 그리고 여기 죠르단까지 몽땅 히치하이킹 해서 왔음. 꼬박 10일 걸렸다고 ㅡㅡ; 러시아갑부들이 난민체험을 하는중이구나...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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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dan에서 Egypt로 가는 배편. 아주머니 너무 주무시네...



Amman, Jordan: 죠르단 친구들이랑 스위스 친구랑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지낸곳!

물가: ★★★✩✩ (1 Jordanian Dinar is almost 1 Euro)
경치: ★✩✩✩✩
재미: ★★★★✩ (Tamer, Hazem, Claudia와 함게 Dead Sea에서 즐긴 night swimming 이 쵝오였음!)
친절: ★★★★✩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절하고 자기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함. 결국 애국심에서 발현된 친절이라는 생각이 듬)
위험: ★★✩✩✩

숙소: Tamer's

Located in city center? O
Party hostel? X
Dorm(=cheap)? O
Free wifi? X
Self-catering? X
Breakfast included?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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