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2, 2007, 23:32

   지금은 자카르타, 발리에서 -1시간이 아니었으면 13일이 될뻔한 곳이다. 왠지 한 시간 공으로 먹은듯한 느낌. 나쁘지 않다. (나중에 알고보니 인도네시아는 옆으로 길죽해서 3시간 차이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발리-자카르타는 실제 2시간 비행거리인데 시차때문에 1시간 걸린다고 표현한다. 앞으로 많이 겪을 일인듯하다)

   오늘 아침 8:30분 버스로 덴파사로 떠났다. 하얀사람, 노란사람이 뒤섞인 버스안에서 난 귀에 아이팟을 꽂았다. 평소 즐겨듣던 음악들이 주변에 지나가는 풍경과 어울러져 정확히 3.7배는 더 즐겁다. 갑자기 이런생각이 든다.

홈스테이에서 아침이라며 열대과일을 푸짐하게 한 접시를 가져다 줄때,
아르젠티나에서 어제 도착한 녀석이 지금 멕시코랑 축구한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리셉션에 자리잡고 앉을때,
아빠 손을 잡고 지나가던 꼬마숙녀가 수줍은 목소리로 '할로' 라고 건낼때,
카페에서 한참을 이야기나눈 어느 젊은 호주인 부부가 나중에 Perth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명함을 건네며 환하게 웃을때,
모터사이클을 타고 우붓근교를 달리며 상큼한 바람내음을 맡을때,
완전 발리같은 사람들과 자동차와 나무와 햇빛이 내 시신경을 타고 흐를때,

이럴때는 정말 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것만같다

   덴파사 공항에서 알아본 티켓은 약 $70. Maldala air가 제일 쌌으며 인터넷과 같은 가격이어서 바로 티케팅한다. 약 2시간이 남아서 근처 Kuta beach로 간다. 드넓은 비치에 드문드문 산책하는 사람들... 경포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긴 서퍼들의 천국인가보다. 저 멀리 큰 파도는 하얀사람들이 타고, 해변의 꼬마파도는 인도네시안 꼬마들이 타며, 일본서퍼들은 벌써 한게임하고 그늘에서 피로를 풀고 있다. 나도 그늘에 앉아 맥주 한캔을 마시고 해변의 공기를 힘껏 들이마신후 다시 공항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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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뒤쪽에 보이는 희미한 곳까지 모두가 Kuta beach 다. 끝에서 끝까지 차로 30분은 걸릴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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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꼬마 서퍼들. 비록 보드에 오래 서있진 못하지만 파도를 읽는 눈이 상당하다. 킵 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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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쿠타비치까지 데려다 준 택시기사 Kadud. 다시 발리에오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준대나 머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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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는 참 알록달록한 곳이다. 굉장히 많은 페인팅샵들이 있으며 거리 곳곳, 모든 화장실에 꼿잎이 놓여져 있다.



   비행기에서 왼쪽에 앉은 Eiwan과 오른쪽에 앉은 Fred와 이야기를 나눈다. Eiwan은 36살/인도네시아 10년차 Geology 엔지니어다. 막 대학을 졸업한 인도네시안은 월급이 얼마나되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평균 $100랜다. 그리고 아직 인도네시아를 떠나본 일이 없단다. Fred는 19살/영국 예비대학생이다. 대학가기전 '알바한 돈'으로 지금 6개월째 세계일주 중이다. 가운데 앉은 나는 2년동안 '졸야근해 번 돈'으로 세계일주를 막 시작했다.  참 다양하고 재밌는 세상이지 않냐? ㅎㅎ

   자카르타공항에 도착했다. Fred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Medan(서쪽의 휴양지)로 가고, 나는 Eiwan의 안내를 받아 Block M(Jakarta 중심지)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Heru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로치면 국세청에 일하는 인도네시안이다. Block M으로 들어오는 한 시간동안 인도네시아의 역사에서 부터 주의할 것까지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준다. 오는길에 보니 역시 수도는 다르다. 서울처럼 막 복잡하고 다리 및에 사는 사람에서부터 벤틀리를 몰고다니는 사람까지 빈부의 격차도 눈에 띈다. Block M에 도착했는데 좀 막막하다. 내가 자카르타에 대하여 아는것은 병채네 가족이 근처에 산다는것 밖에없는데...

   일단 병채네 전화번호를 알아야한다. 인터넷카페이 들어갔는데 Heru가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자기도 이메일 확인하러 왔단다. 마침 내가 가진 Rupiah가 얼마 없었는데 Heru가 고맙게도 대신 계산해줬다. 깜찍한 녀석.

   근처 숙소를 알아보는데 Backpackers, hostel 모두 검색이 되질 않는다. 자카르타 시내에는 hostel이 하나 있는데 $30이 넘는다. 결국 발품을 팔아보기로하고 카페를 나선다. 주위의 싼 호텔을 돌아다닌다. 여기는 6시가 되면 날이 어두워진다.

  
저렴한 숙소는 보이질 않고 가방은 무겁고 말은 안통하고 피곤하고 게다가 어두워졌다. 병채네 집에 전화해 보았으나 전화번호가 잘못된건지 지역번호를 모르는건지 전화가 되질 않는다.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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