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입학하기전, 난생처음으로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에 다녔다. 영어학원인데 특인한게 단어를 잘 외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그게 효과가 있었던지 그 이후로 나는 영어를 배우는게 재미있고 신난다. 고등학교때는 항상 영단어가 양면으로 가득 적힌 너덜너덜한 종이 너댓장을 항상 뒷주머니에 지니고 다녔다. 이게 내 메모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대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로 항상 할일이 적힌 종이 쪼가리를 지니고 다녔다. 가끔 정말 중요한 일은 포스트잇에 메모하여 지갑속에 붙이고 다녔는데 '이러면 안볼래야 안볼수 없겠지' 하는 심리였나보다. 이렇게 슬슬 내 메모에도 categorization이 생기기 시작한다.

   입사를 하니 회사에서 Franklin planner라는 커다란 수첩을 주더라. '뭐가 이렇게 커?' 했는데 그 수첩에 관한 교육을 받고 나선 어떤것이 체계적인 메모이며 그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나도 곧 Benjamin Franklin 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거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9 to 11의 직장생활에선 공장이야기 말고는 내 프랭클린플래너에 아무것도 없었다. 이내 들이닥친 위기감, 내 인생이 제일 큰 그림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문구점에 들러 젤 큰 화이트보드를 사왔다. 역시 큰 그림은 이런데 그려야 제맛이다. 근데 업데이트 주기는 참 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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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클린플래너, 화이트보드 말고도 일정만 관리하던 Microsoft Outlook 이 있었고 지갑속의 포스트잇도 여전했다. 아웃룩은 현재 Google Calendar로 완전 대체되었다. 구글캘린더는 아웃룩보다 접근성이 훨씬 좋다. 내 맥북이든 친구 랩탑이든 퍼플릭PC든 가리지 않고 접속해서 일정관리가 가능하다는 건데 이것역시 '온라인에서만' 이라는 제한이 있다. 물론 맥북의 iCal과 Sync 가능하지만 그것도 '컴퓨팅 가능한 경우에만' 이라는 제한이 있는건 마찬가지다. 이래 저래 다니면서 여행준비할게 많은데 맥북들고 무선인터넷 가능한 지역만 다니는게 아니다보니 요 며칠 사이에 만든 메모가 부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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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다보니 휴대성도 떨어지고 데이타베이스도 쌓이지 않는다. 고민하다 인터넷 좀 뒤져보니 Moleskine 녀석이 있더군. 반 고흐, 헤밍웨이, 피카소가 즐겨쓰던 'legendary notebook' 이라는 말에 당장 교보문고가서 된장놀이 해줬다. 여러가지 버전중에 이건 18 month diary 인데, 심플한 구성에 뒷주머니에 쏙 들어가는게 여행내내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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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킨 구입기념 된장남샷


   결론적으로 여행중 내 메모의 기술은 아래와 같이 구성된다
  1. 일정, Miscellaneous: 몰스킨
  2. 금융, 연락처 등 각종 문서: Google Docs & Spreadshe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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